장기 고객 달래기 나선 은행들…불붙는 시니어 비즈니스

입력 2017-01-10 09:02   수정 2017-01-10 11:50



(김은정 금융부 기자) 은행들이 장기 거래 고객 관리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핀테크(금융+기술) 관련 서비스와 계좌이동제 확대 시행 등으로 인해 은행들이 신규 고객 확보에만 열을 올린다는 지적을 감안해서다.

대표적인 곳이 통합 2년차를 맞은 KEB하나은행이다. KEB하나은행은 이달 10일부터 장기 거래 고객에게 유리하도록 고객 우대 서비스를 변경한다. 기존에는 30년 이상 거래한 고객 등에 대해 최대 20포인트를 부여했지만 올해부터는 최대 300포인트를 부여한다. 장기 거래 고객에 대한 우대 점수를 최대 15배 상향 조정했다. 누적된 포인트가 많아질 수록 각종 금융거래 수수료 면제 등 혜택도 커진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옛 하나·외환은행 통합과 전산 시스템 재정비 등 크고 작은 불편함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은행과 거래 관계를 유지한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장기 거래 고객 수를 관리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신한은행은 10년 이상 거래한 개인 고객 수가 2200만명을 넘고 있지만 KEB하나은행은 아직 1000만명에 못 미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장기 거래 고객에 대한 비(非)금융 서비스를 확대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방침이다. 지난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30년 가까이 국민은행과 거래한 장기 고객을 만난 뒤 실무 부서에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고령의 국민은행 장기 거래 고객은 윤 회장에게 “꾸준히 성실하게 오래 거래했는데도 특별히 느껴지는 혜택이 없다”는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은 지방 장기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만 진행하던 콘서트 등 각종 문화 행사를 올해는 수도권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지난해 각 은행들이 통합 멤버십 서비스와 모바일 플랫폼 출시 등으로 신규 고객 확보에만 치중한 게 사실”이라며 “과거에는 장기 거래 등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은 따로 관리하지 않아도 거래 은행을 바꾸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 이같은 분위기가 달라져 각 은행의 전략도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15년 1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계좌이동서비스 변경을 신청한 소비자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50대 이상이 전체의 42.3%를 차지했다. 60대만 전체의 10.4%를 차지했을 정도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시니어(고령자) 시장이 은행들의 새로운 수익 영역으로 떠오른 영향도 있다. 장기 거래 고객의 대부분인 고령자들은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금융 소비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자산관리 영역에서 이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각 은행들이 모바일 앱(응용 프로그램)의 글자 크기를 키우고 어르신 전용 금융상담 창구를 신설하는 등 고령자에게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니어 고객의 요구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금융회사가 중장기적으로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인식이 은행권에 확산하고 있다”며 “고령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시니어 시장은 각 금융회사들에 핵심 사업 영역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 /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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